쁜지
아침에 쌀쌀하니 따뜻한 걸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정에서 아침을 먹을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사실상 세 군데 정도가 선택지인데, 오늘은 그중에서도 역에서 가장 가까운 다북어국으로 향했다.
합정역에서 내려 골목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금세 찾을 수 있다.
깔끔한 간판과 소박한 분위기 덕분에, 아침부터 부담 없이 들어가기 좋은 집이다.
이곳은 황태구이를 주문하면 덤으로 황태국이 함께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인지 황태구이를 주문하는 손님이 꽤 많다.
북어 부추전도 궁금하긴 했지만, 아침부터 부추전은 조금 무리가 아닐까 싶어 아직은 시도해보지 않았다.
황태구이를 주문하면, 정갈한 반찬들과 함께 황태구이와 황태국이 한 세트로 차려진다.
황태구이는 매콤한 양념이지만 과하게 맵지도, 과하게 달지도 않다.
딱 밥 한 숟갈 뜨고 함께 먹기 좋은 정도로 맛이 잡혀 있다.
아침 입맛을 살리는 데 이만한 게 또 있을까 싶다.
황태국은 밥그릇보다 약간 큰 사이즈로 나온다.
밥을 먹다가 중간쯤 국물에 말아 먹기 딱 알맞은 양이다.
안에는 두부도 넉넉히 들어 있고, 북어 살도 생각보다 푸짐하게 들어 있다.
국물은 진하고 따뜻해서, 아침에 아직 덜 깬 몸을 깨워주는 데 최고다.
반찬은 특별히 튀는 것은 없지만, 북어국과 황태구이에 곁들여 먹기에 딱 알맞게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다.
이 조건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집이었다.
따끈한 황태구이와 황태국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시작하고 나니, 하루를 시작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