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B
경리단과 이태원의 살인적인 인파에 질리고, 과거의 exotic한 분위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루트: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첫 번째 보이는 골목으로 꺾어 들어가면 우사단로가 나온다. 몇몇 인도, 중동 식당을 지나면 오른편에 '사실주의 베이컨'이라는 겁나 느낌있는 베이컨 훈육점이 나타난다. 여기서 두 가지 루트가 있는데, 첫 번째는 왼쪽으로 꺾어 우사단로 10길을 따라 걷는 루트다. 인도네시아, 레바논 등 이국적인 식당들과 이슬람 서울성원을 지나가면 조그만 길 양 옆으로 오래된 동네 가게들과, 센스있는 작업실, 낮술을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이 많다. 체력이 좋아 도깨비 재래 시장 부근까지 갈 수 있다면 '음레코드' 같은 루프탑도 즐길 수 있다. 두번째 루트는 '사실주의 베이컨'에서 직진해서 '헬카페'가 있는 보광로 삼거리까지 간 후 좌회전해서 들어가 숨어있는 보물 식당들을 찾는 루트다. 여기 'PB+'는 두번째 루트 중 '사실주의 베이컨'에서 조금만 더 가면 발견할 수 있는 곳. 할랄 푸드를 사용한 햄버거와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외관에서 풍기는 이국적인 분위기만큼 정말 여기가 서울인가 싶을 정도로 다 외국인이다. 사장님도 외국인, 손님도 외국인, 지나다니는 사람도 외국인... 햄버거 세트를 먹었는데, 대단히 특별한 맛은 아니고 포장 등에서 패스트푸드의 느낌도 좀 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패티의 육즙이나 감자튀김의 식감 등 기본에 충실한 맛있는 햄버거였다. 사장님의 다소 어눌하지만 친절한 한국말도 좋았고, 가격은 이태원 근방에서 가장 저렴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난 그냥 이 집에서 외국인 손님 가운데 홀로 우두커니 앉아 먹고 있는 상황 자체를 즐겼던 것 같다. 내가 방문했을 때 마침 촬영을 하고 있었다. 할랄 푸드를 사용한 지극히 미국적인 음식을 파는 곳이라니, 충분히 재밌는 소재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