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하동
이 정도면 새벽에 집에 있다가도 찾아가지 ’수구레는 소의 가죽과 살사이에 붙은 피하조직을 일컽는 명칭이다.‘ 라고 한다. 수구레의 매력이라고 하면, 스지만큼은 쫄깃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스지만큼 질기지 않은, 그런 적당함을 타고난 부위다. 대부분 수구레는 국밥이나 볶음으로 먹는데, 여기서 진짜 괜찮은 수구레 국밥을 먹은거 같다. 24시간하는 곳이다. 수구레국밥 외에도 포차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러 안주도 파는 곳이다. 새벽에 혼밥하러 들어갔기 때문에 당연히 수구레국밥을 주문했다. 혼밥상답게 테이블 위에 쟁반, 그 위에 한상이 올라왔다. 오 구성이 실하다. 수구레국밥과 돌김, 간장, 깍뚜기, 부추, 계란부침이 있었다. 국밥은 콩나물, 수구레, 무, 선지가 들어있었다. 빨간 국물은 상당히 강렬한 맛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술 떴는데, 응? 의외로 마일드하다. 선지도 응? 특유의 피냄새가 잘 안난다. 좀 안좋은 선지는 딱딱하고 피맛이 진득하게 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상당히 괜찮은 선지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건 국밥안에 들어 있는 무, 국물을 잔뜩 머금어서 아주 마음에 들었다. 빨간국물이면 강렬해야지!라는 생각이 물론 있어야하지만, 한밤중에 먹는 나에게는 마일드한 국물이 더 좋았다. 아마 수구레의 기름이 강렬한 국물을 조금 약하게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다. 수구레도 만족스러웠다. 쫄깃함과 함께 적당한 질김이 내가 확실히 무엇을 씹고 즐기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들게했다. 가끔 살이 붙어있는 수구레가 나오면 기분은 더 좋았다. 돌김과 간장도 하나의 포인트, 밤인데, 밥을 더 시켜야하나라는 큰 고민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계란부침까지. 한밤 중 만족스런 국밥 한 상이었다. 마일드한 그러나 그렇게 느끼하지 않은 맛있는 국밥이었다. 거기에 김에 계란부침까지. 가격까지 생각한다면, 만족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야식이었다. 수구레국밥 - 8,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