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주렝
많이 쓸 것 같아서 하는 요약: 맛이 없고 불친절하다. 맛없는데 비싸면 맞아야 된다 그랬는데.. 희래등은 어렸을 때부터 자주 가던 식당이다. 희래등의 탕수육을 많이 좋아했어서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날에도 희래등을 갔던 걸로 기억한다. 내 경험상 희래등보다 맛있는 탕수육은 먹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몇 년 전인가, 희래등에 가서 먹었던 탕수육은 예전과는 다르게 맛이 있지 않았다. 물론 맛이 없는 건 아니었다. 예전 그 맛은 아니었다. 그리고 오늘 다시 희래등을 갔다. 일단 코로나 때문에 불안해서 룸이 없냐고 물어봤는데 거기부터 너무 불친절했다. 말의 내용이 이상했던 건 아니었지만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짜증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건 일단 코로나 때문에 워낙 요청이 많아 짜증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깐쇼새우, 탕수육 주문을 넣어둔 후에 짜사이와 단무지가 세팅되었다. 한식당의 실력은 김치 맛에서 알 수 있다고 했던가. 희래등의 짜사이는 정말 너무너무너무 짜고 맛이 없었다. 이 때 알았어야 했는데! 그냥 탕수육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탕수육을 하나 먹었는데, 돼지 잡내가 너무 많이 났다. 내가 정말 웬만해서는 잡내에 둔한 사람인데, 못 먹을 정도로 잡내가 많이 났다. 너무 심해서 같이 간 가족 모두 딱 한 조각씩 먹어보고 재조리를 요청드렸다. 그런데 그 때 하시는 말씀이 "저 쪽 테이블이랑 같이 나온건데.." 저쪽 테이블에서는 별 말 없으니 먹으라는 건가? 잠시 ㅇㅅㅇ 표정을 짓다가 '저쪽이랑 같이 나온거랑 무슨 상관이죠..?'했다.. 그런 식으로 말하니깐 그제서야 다시 요리 해주겠다고 했다. 우리가 다 먹고 다시 해달라고 하는 진상도 아니고, 거의 새 거, 진짜 먹을게 못돼서 다시 해달라고 했는데;;; 어쨋든 재요청으로 재조리가 되어나왔다. 탕수육은 아마 돼지고기 잡내를 가리기 위해 새로운 향신료를 섞어 나온 듯 한데 그걸로도 가려지지 않는 잡내... 그리고 보통 이런 고급중식당에서는 탕수육이 소스에 볶아져 나오는 거고, 실제로 옛날 희래등은 그러했는데 고급중식당에서 부먹찍먹이라뇨.. 조금 더 세세하게 따지자면 튀김옷이 너무 두꺼웠고 찍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눅눅했으며 돼지고기핏물이 덜 빠져서 튀김옷에 검은 부분이 많았고 소스는 이상하게 다양한 재료들이 많이 들어가있어서 '그렇게 자신이 없나?'라는 생각이 드는 비쥬얼이었다. 이상한 풀떼기 같은게 참 많았다. 우리 가족이 음식점 가서 음식을 남기는 걸 난 오늘 살면서 처음 봤다. 정말 처음이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말 처음이었고 나도 음식 남기는 거 정말 싫어하는데 정말로 맛이 없어서 식욕이 뚝뚝 떨어졌다. 카이스트 학식보다 맛이 없었다. 과장해서 말하는 거 아니다. 진짜 리터럴리 학식이 더 맛있다. 깐쇼새우는 깐쇼새우 같았고 큰 새우여서 좋았다. 맛은 무난. 유산슬밥은 그냥 유산슬 맛이었고 짬뽕은 국물이 좀 특이했다. 사골베이스인 느낌? 나는 괜찮았는데 오빠는 별로라는 평. 엄마는 "오 독특하네"라는 평. 그리고 짜장면은 안 먹어봐서 모르겠지만 아빠가 "짜장면은 맛있네"라고 했다. 근데 이미 나는 기분이 별로였어서 짜장면이 맛없으면 중국집을 하면 안되지.. 중국집인데 짜장면이 맛이없다? 그럼 맞아야지.. 생각했다. 안녕... 내 최애 중국집... 나의 어린 시절에 함께 해주어 고마워... 고마웠고 앞으로는 보지 말자... 그리고 동네 장사에 이렇게 맛이 없다? 하면 재방문율 0일거 같아서 어차피 망할 듯.... 안녕.... 오늘의 교훈: 1. 맛없는데 비싸면 맞아야함 2. 잘나가던 음식점의 몰락. 무엇이 희래등을 그렇게 만든걸까? 성장은 못해도 퇴보는 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