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반창고
처음으로 통영식 다찌를 체험한 오늘.
초대해주신 분의 다찌에 대한 몇 가지 방식을 설명으로 들었다.
약간의 범위의 차이는 있으나 통영은 다찌, 마산은 통술집, 삼천포 등 경남지역에선 실비집이라 불리는 집.
통술집의 경우 술을 통으로 나온다는 것에 유래.
이런 집들은 술을 한 병 먹고가는 시스템이 아닌 여러 병을 먹어야 맞춰지는 시스템이라고.
또한 추천하는 금액이 4만 원이 넘어 가야 제대로된 집이 나온다고 한다. 술은 만 원이지만 주문한 술이 늘어 날 수록 안주는 따라 붙는다.
여튼 한 상 가득나오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어려운 점은 맛을 따라가서 정리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랄까. 같은 의미로 오마카세도 마찬가지였으니.
처음에 깔리는 기본, 중간에 조리에 따라 깔리고 술에 따라 추가 된다. 담백하고 양념이 적은 맛부터 따라가보려다가 두서 없어진다. 기록하는 것보다 먹는게 우선이 아닐까 싶기도(메뉴의 전부를 기록에 남기진 않았다).
■전복죽
속을 편안하게, 죽부터 시작하게 된다.
내장의 맛이 이리 신선할 수 있을까 생각되는 맛.
밥알 하나 하나 부드러운 맛이다.
■갑오징어
두툼한 살은 담백함이 된다.
순수한 맛이기에 참기름의 고소함을 더하고 얇게 썬 고추의 향을 입혔다. 그리고 고추는 맵지 않다.
■해삼배
해삼의 특정한 부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입 부분이지 않을까 싶은데 한 번 데친모양인지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
배의 달콤함은 약하지만 상큼한 초의 맛 소스와 어우러지며 해삼은 젤리같다.
■참나물, 두릅
봄이긴 한지 두릅과 참나물을 만났다.
두릅은 그저 데쳐내 씁쓸한 맛.
참나물도 역시 씁쓸하지만 새콤한 소스를 입혀 그 맛이 된다.
■더덕무침
무침으로 만들어도 더덕의 풍미는 향긋하게 맛으로 나온다.
■광어도미
사시미는 광어와 도미살을 사용.
막 뿌리듯 담아놓은 담음새로 어디까지가 어디 부위인지 아리송하다.
추측은 입안에서 느낄 수있는 맛.
숙성은 시간을 잘 활용한 식감.
쫄깃함과 부드러움의 외줄을 잘 타고 있다.
중간 정도의 식감이라 했지만 때론 쫄깃한 부분도 있으며 기름진 부분도 맛볼 수 있었다.
■찐전복
심플하게 쪄서 온기가 남아있는 정도.
깨와 참기름이 만드는 고소함의 합창이 있다.
■가리비
가리비살의 바다의 염도가 적은 편이며 초장을 찍어도 단 맛이 난다.
■6종 해산물
조갯살, 소라, 해삼, 전복, 멍게, 개불의 구성.
조갯살은 쫄깃, 소라든 꼬독, 해삼은 물컹 쫄깃, 전복은 단단 꼬독, 멍게는 상큼한 향이 듬뿍, 개불은 바다가 입힌 간으로 고소하고 달다.
■전갱이 김치찌개
독특한 재료지만 익숙했던건 꽁치 김치찌개가 생각나서. 식어도 좋았던건 잘익은 김치에 같이 먹는 전갱이의 담백한 만.
■딱새(갯가재)
먹지 않고 넘어간 메뉴.
■야채쌈
마늘 줄기가 섞여있었고 이것만 초장에 찍어 맛을 즐겼다.
■멸치회
양념맛이 강하지 않으며 신선도 좋은 멸치의 기름진 살이 입가에 남는다. 오래 두면 비릿함이 점점 올라온다.
■해삼내장
해삼내장을 오이와 같이 넣어 제공한다.
오이 조합으로 처음이지만 정말 잘 어울리더라.
■생선구이
첫 생선 구이로 나온 부세, 그리고 두 번째는 뽈락이 되었다. 부세를 반건조가 아닌 구이로 먹는건 처음이다.
부세는 크기가 있으나 뽈락은 크기가 작다.
맛의 차이에 민감하지 않았고 둘다 담백하다. 특이한건 간장이 아닌 멸치액젓을 찍어 먹는다는 것.
짜지않고 감칠맛이 더해지는 맛.
■경단
뜬금없이 경단이라니 생각하면서도, 디저트 같으면서도 중간에 먹었다.
계피맛이 입혀진 쫄깃 경단
■생율, 토미토
생 밤의 단 맛, 터지는 토마토의 식감.
■잡어탕
잡어를 쓰지만 잡어가 만들어주는 국물맛은 끝내준다. 생선의 기름의 기름진 맛, 고춧가루의 얼큰함이 있고 깔끔 시원한 맛.
■아구수육
담백한 아구 살이 주는 맛.
비릿함없이 깔끔하고 부드러운 안키모.
담백, 새콤한 간장소스에 찍어 먹는다.
■찐게
살이 없는 편이라 맛을 보기엔 모자랐다.
■간장게장
역시 살이 많지 않은 작은 게이며 게 자체의 맛보다는 간장의 맛이 제대로.
고추씨가 만드는 매콤한 맛에 파도 매운맛.
달콤함에 감칠맛이 더해진 간장맛. 밥과 먹으면 마성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