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온순
의외의 반미, 미스 사이공.
친구들과 ‘미스 사이공’에 방문했습니다. 뭔가 특별한 메뉴 없을까 고민하다가, 손님이 꽤 많은 것 같길래 들어갔죠.
몰랐는데, 친구가 미스 사이공은 프랜차이즈 매장이라네요? 프랜차이즈 매장인 줄 미리 알았더라면 아마도 안들어갔지 싶습니다. 프랜차이즈는 (본점이 아닌 이상) 매 번 실망했기 때문일까요?
친구 얘길 듣고 기대가 확 사라졌습니다. 매장 앞 포스기를 통해 그냥 ‘베스트’라 적힌 메뉴를 이것저것 쓸어 담아 주문했습니다. 분짜(1만6900원), 차돌 양지 쌀국수(8900원), 반미(7900원), 철판 볶음면(8900원), 공심채 볶음(7900원)을 시켰어요.
베트남 음식은 공심채 볶음을 먹어보면 대략 그 집의 수준이 드러납니다. 모닝글로리를 오버쿡 하면 몹시 질겨지고, 조리가 덜 되면 특유의 풋내가 나기도 합니다. 공심채 볶음 하나만 먹어보면 주방장의 실력을 알 수 있지요. 공심채 볶음을 한 입 먹는 순간 ’그러면 그렇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질기기도 하고, 과하게 짭니다. 모든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확 사그러들게 만드는...
맛에 대한 집착을 내려넣고 배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뭐, 그냥 배를 채우기엔 나쁘지 않네요. 특색은 없지만 쌀국수는 그냥저냥 먹을 만 했고, 분짜는 피쉬소스에 담궈먹으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반미를 세 등분 해 친구들과 나눠먹었습니다.
오! 반전이 있네요. 반미는 이 집의 요리 중 가장 좋다고 느꼈습니다. 적당한 빵의 식감과, 다진 고기, 양상추가 섞여, 간이 딱 맞아떨어집니다. 맛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반미만 네 개 시킬 걸 그랬어요.
친구가 “그래도 미스 사이공 중엔 이 집이 제일 잘하는 것 같은데?”랍니다. 대체 다른 미스 사이공은 어떻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