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링 - 기동이네 해장국

아시죠. 배달 안 되는 곳들 중에 찐맛집이 숨어있다는 사실.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 이맘때 구두로 통보받은 계약 해지 건으로 잘 마시지 않던 술을 옴팡 마시고 다음 날 숙취에 절어 동네 해장국집을 찾아 헤맸죠. 이즈음에서 해장국집을 분명 봤는데..? 하다가 마침내 발견했습니다. 해장국집인데 백반집에 필적하는 제철반찬(…)과 진하지만 느끼하지 않은 국물! 콩나물 해장국을 이렇게 빨간 양념으로 내어주시는 곳은 처음이었는데, 맵거나 느끼하지 않고 속이 절로 풀어지는 부드럽고 깊은 맛이었습니다. 황태 해장국이 맑은 국물이었는데 되려 칼칼했어요. 다음 방문에는 감자탕을 먹어보았는데, 역시 맛있습니다. 다 먹고 나서 한국인의 메인메뉴인 볶음밥을 시키면, 김가루를 큰 봉지 째 들고오셔서 밥을 촥촥 볶아주셔요. 해장국집 전면에 수조가 있어서, 제철(…)에 맞는 어류들이 들어있습니다. 이번 겨울에 우럭매운탕 먹으려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 그만 놓쳐버렸네요 ㅠㅠ 5-6시에는 붐비지 않는데, 조금만 늦게 오면 테이블이 가득 차버립니다. 장어불고기, 장어탕, 매운탕, 세꼬시 등등에 반주를 즐기시는 분들이 즐겨 찾으시거든요. 이번 여름에 민어 지리를 하시는지 여쭤보고, 하시면 꼭 와야겠습니다. 역시 저도 제철 음식에 진심인 광주 사람이라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