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박한 노포 감성의 소고기 특수부위 전문점>
고기를 섭렵하고 다니는 전직 농구선수 유튜브 섭외를 거절한 은평구에 노포 소고깃집이다. 한우 특수부위 중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안창살과 토시살이 유일한 메뉴이자 대표 메뉴다.
안창살과 토시살 가격은 150g에 3.3만 원으로 100g으로 환산하면 2.2만 원인 셈이라 한우치고 상당히 저렴한 편에 든다. 안창살 2인분을 먼저 먹은 다음, 토시살 2인분을 먹었다.
친절한 사장님께서 안창살을 내주시며 약간 갈변이 되긴 했어도 마블링이 좋다며 앞뒤로 살짝만 구워서 먹으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말씀대로 고기 원육은 한눈에 봐도 정말 훌륭했다.
안창살은 소의 폐를 받치고 있는 횡격막 부위이다 보니 씹었을 때 육향이 굉장히 강했다. 간장으로 따로 양념이 되어 있지 않아서 먹으면서 기분 좋은 비릿함을 가득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쫄깃하면서 입안에서 육즙이 쭉쭉 새어 나오는 게 참으로 쥬이시했다. 기름장에 살짝 찍어 먹었더니 고기 풍미가 더욱 살아 마음에 들었다.
토시살은 안창살과 달리 갈변된 흔적 없이 생고기처럼 원육에 붉은빛이 많이 돌았다. 고기 정형 방식은 안창살과 별반 다르지 않았는데 토시살이 아주 조금 더 길쭉하게 썰려 나왔다.
토시살의 경우 소의 장을 받치고 있는 부위라 안창살과 마찬가지로 소 한 마리에서 양이 얼마 안 나오기로 유명라다. 힘줄이 붙어있어 안창살보다 쫄깃함은 덜하지만 더 부드러웠다.
식감을 제외하고 맛만 본다면 솔직히 안창살과 토시살의 큰 차이는 느끼지 못했다. 둘 다 씹었을 때 진한 육향을 입안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것 같다.
아무래도 한우라 둘이서 한 근을 다 먹자 느끼함이 급격히 올라와서 이곳의 히든 메뉴인 김치볶음밥으로 마무리했다. 사장님께서 소고기 자투리를 가져오셔서 직접 다 만들어주셨다.
소기름에 볶아 확실히 삼겹살에 볶은 것보단 기름짐이 덜했는데 그 나름대로의 담백한 매력이 있었다. 참기름도 한번 둘러줘 고소함이 끝내줬으며 깻잎에 싸 먹으면 궁합이 끝내준다.
올해로 업력이 29년에 접어드는 고깃집, 고기 맛도 맛이지만 투박한 노포 감성이 더해져 즐거웠다. 뛰어난 원육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친절한 접객까지 뭐 하나 아쉬운 점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