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in B
아는 사람만 알고, 가는 사람만 가는 고수의 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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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이민 간 대학교 친구가 잠시 한국에 들어와 대학동기들과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맛있고, 뻔하지 않고, 보양도 시켜줄 수 있는 한식집이 어디가 있을까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한 집이 있었는데, 바로 역삼동에 있는 <정성가득한집>이었다.
사실 이 집의 존재를 안 지는 꽤 되었는데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가게 전화번호도 공개가 안되어 있고, 보통은 기존 단골손님들이 사장님께 전화로 예약해서 자리를 잡는 집이기 때문이다. 친구들을 여기에 꼭 데려가고 싶다며 한 귀인께 도움을 부탁드렸고, 그 분 덕에 감사하게도 예약에 성공.
단품 주문도 가능하지만, 이 집을 제대로 즐기려면 역시나 맡김차림이다. 인당 5만원, 7만원 이렇게 예산을 말씀 드리면 여기에 맞춰서 코스로 준비해주신다. 이 날은 7만원 코스로 부탁 드렸는데, 맛깔난 찬들이 깔린 이후 호쾌하게 썰어 낸 두부와 어리굴젓, 부드럽게 삶아낸 양지와 아롱사태수육, 탱탱한 민물장어구이, 완벽하게 삶아낸 문어숙회, 광활하게 펼쳐진 우럭구이, 재료들 탈탈 털어넣은 고추장 스지찌개로 이어지는 한식의 대서사시가 펼쳐졌다.
‘예전엔 탕 하나 놓고 소주만 주구장창 마셨는데, 세월 참 많이 흘렀다, 그치?‘ 같은 흔해빠진 얘기와 만날 때마다 무한히 리바이벌되는 추억팔이를 하며, 오랜 친구들과 맛있는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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