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링 - 꽃돼지 식당

요즘 부쩍 고기가 땡겨서(울엄마는 “나이 먹어서 그렇다”고 하셨죠…) 가봄. 고기는 적당했고(언제나 영업하지만 저는 서촌 애월식당이 최애) 사실 고기 후 볶음밥이 있어서 고른 집인데, 그렇게 고대한 볶음밥이…달아요. 저는 진짜 단 볶음밥, 단 한식을 싫어하는데…ㅠㅠㅠㅠ김치찌개 닭갈비 볶음밥 등등 달아지는 세태를 규탄합니다

슴슴

기본 찬도 적절하게 잘 나오고 고기도 맛있는 고기를 쓰시나봐요. 밀면은 1퍼센트 부족한 맛이긴 한데 사이드니까 감안하면 맛 좋아요 재방문의사 완전 있습니다

서대문구 홍제동, 삼겹살하면 여기. 홍제역 근처에 위치한 꽃돼지식당. 꼬들살과 항정살과 삼겹살이 있는데 그 중 삼겹살 항정살이 무쟈게 맛있어서 삼겹살 생각이 나는 종로구 주민은 익선동 분위기 좋은 삼겹살집을 다 제쳐두고 홍제동으로 갑니다. 고기, 같이 곁들여 나오는 파채와 양파와 마늘종지와 명이나물이란 뭐하나 특별할 게 없어 보이지만 먹어보면 특별하게 맛있습니다. 꼬들꼬들하고 누린내 없이 맛있는 고기, 하염없이 들어가는 김치와 고기와 상추의 조합. 미숫가루며 소금이며 쌈장이며 하는 것들이 찍어먹으라고 나오지만, 그저 고기와 상추와 김치와 양파만 올려먹어도 양념없이 맛깔난 집이에요. 술밥을 시켜먹어봤는데 볶음밥도 맛있지만 술밥이 더 맛있네요. 된장찌개 자글자글 끓어 든든히 밥 말아먹는 기분. 저의 삼겹살 루틴하면 단연 여기입니다.

기승전결로 달려가는 그 모든 프로세스가 만족스럽습니다. 꼬!들!살! 삼!겹!살! 밑반찬으로 나오는 명이나물, 기름종지에 구워먹는 마늘과 파채와 양파까지. 고기가 일단 맛있어요. 적당히 도톰한데 누린내도 안나고요. 암만 밑반찬이 맛나도 고기가 맛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인데 말이죠. 진짜 오랜만에 "와, 고기 맛있다!"하고 감탄하며 먹었어요. 꼬들살이라는 부위를 처음 먹어봤는데, 정말 꼬들꼬들하니 씹는 맛이 있어요. 그래도 전 제게 익숙한 삼겹살이 너무너무 좋아요. 다 먹고 맛있게 볶음밥도 볶아먹고 우리네 사는 행복이 여기 있네요^.^ 원래 이 집은 술밥이 환.상. 양은 냄비에 나오는 자작한 된찌에 밥풀어서 나오는데 짭쪼름한 술밥에 소주 한 잔 마시면 ...캬..... 고기가 그리워질 때 달려갈 홍제동 꽃돼지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