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보살
가벼운 주머니로 배불리, 그러면서도 영양밸런스 좋게 먹을 수 있는 곳.
대부분의 정식류가 5천원대이다. 이 집에서 가성비 가장 나쁜 게 떡볶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밥 메뉴가 충실하게 잘 나온다.
제육이랑 오징어를 시켰는데 둘다 괜찮은 수준. 삼삼함에 길들여진 내 입맛에는 제법 짭짤했는데, 대구경북의 강렬한 입맛 기준에는 적당한 모양.
일부러 적게 담아주셨다는 밥마저도 내게는 고봉밥 수준이어서 다 먹기가 어려웠다. 밥 정말 푸지게 주신다. 힘깨나 쓰는 장정들도 밥 리필 요구했다가 배 터질 뻔 했다는 후일담이 간간히 들려오는 걸로 보아 밥 인심만큼은 이 동네 최고 수준.
내가 경남출신이라 그런지, 경북식으로 만든 덮밥용 볶음양념은 입에 조금 덜 어울렸는데, 해물 넣어 끓인 고소하고 향내좋은 된장찌개는 그야말로 밥도둑이었다.
어지간하면 같은 값으로 다른 거 필요없고 된장정식으로 주시면 안 될까요 싶은 그런 고향의 맛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제철과일을 넣어 담은 물김치가 의외의 한수.
할머님께서 손도 크시고 인심도 좋으시다.
훈훈한 옛정 넘치는 밥집, 저렴하면서 하루종일 뱃속이 따땃한 밥집을 찾는다면 강추.
반찬 재활용 안 하고 정직하게 장사하는 집.
단 하나, 현금만 받으신다. 박리다매형 밥집이란 점을 감안하여 재주껏 판단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