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창
한 점을 먹어도 맛있는 부위를 맛나게 구워서. 양고기 식당의 흔한 메뉴는 숄더랙, 프랜치랙 그리고 양등심이다. 숄더랙은 1-4번 갈비의 등쪽 살을 붙인 것이고 그 이하의 갈비는 램랙. 양은 늑간살이 작아 먹을 만한 부분이 없어 갈비의 늑간살과 근막을 제거하는데 이 과정을 frenched 라고 한다. 근막이나 기름 등이 식감에 영향을 주므로 잘 손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름과 근막 등을 좋아하는 우리 나라에서는 램랙인지 숄더랙인지, 프랜치드가 되어 있는 지 아닌지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실제로 가격도 비슷하다. 고기만 많이 붙어 있으면 다 좋아하는 것 같다. 적당히 갈비에 기름과 고기를 붙여 팔아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으니 우리나라는 양고기 장사하기 참 좋은 시장이다. 오래 다니던 램x드의 삼각갈비 크기 모양 들쭉날쭉하고 라x진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가장 맛난 척추기립근 즉 등심만 동그랗게 남긴 프랜치드 램랙이 최고의 부위. 양의 토마호크. 어깨에 붙는 광배근과 승모근 등이 붙어 있는 숄더랙 프랜치드가 그 다음으로 맛난 부위다. 아무래도 근육과 근육 사이에는 기름과 근막이 있어 살코기의 연한 식감을 해치기 마련이다. 삿포로식으로 무쇠불판에 굽는 양고기도 맛있지만 역시 숯불 직화에 굽는 것만은 못하다. 적절히 구워 육즙을 안에 가두려면 프로들이 구워야 한다. 최고의 부위를 골라 최고의 방법으로 굽는다. 숄더랙과 프랜치랙 모두 일인분이 두 대인데 28,000. 일반 양고기 무게로 파는 집보다 오히려 싸다. 참숯에 구리불판 올리고 잘 구워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잘라 보온 불판에 구운 양파와 대파위에 올려 놓는다.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없어진다. 무게로 팔지 않고 갈비 댓수로 일인분을 정하니까 맛없는 부분을 정형해 버리는 게 가능하다. 와사비, 겨자 그리고 간장베이스 소스에 고추다짐 한 수저, 핑크 솔트가 컨디먼츠. 대부분 필요 없다. 잘 구운 고기와 야채 그 걸로 족하다. 오징어식해 독특한 컨디먼츠가 된다. 이젠 고기를 골라 먹을 때가 되었다고 본다. 고기 못 먹던 시절에 즐기던 삼겹살은 이제 그만 먹을 때가 되었다. 붙은 기름은 이제 그만 즐기고 질긴 근막도 떼어내고, 돼지고기도, 쇠고기도 양고기도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때가 되었다. 이 집의 가지튀김이 별미. 그러나 우동은 별로다. 카레가 맛있으나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다. 워커힐의 할아버지들이 바에서 프랜치랙과 연태고량주를 즐기는 모습이 정겹다. 마지막 사진은 지난 주의 청담동 이탈리안 비스트로 엘레나영의 근사한 프랜치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