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별
30년이 되었다는 수원의 중식 노포입니다. 연로하신 노부부께서 운영하시는데, 간짜장 한 그릇 먹으러 왔더니 간짜장이 안 된다고 하시네요. 구체적인 이유는 듣지를 못했는데,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시다 보니 컨디션 문제가 아니려나 싶기도요. 예상치 못한 사태에 잠시 멍하니 있으니, 짜장면은 된다고 하셔서 한 그릇 주문해 봅니다.
짜장 소스를 먼저 먹어보니 간이 약간 삼삼한 듯 간간하고 간간한 듯 삼삼합니다. 단맛보다는 짠맛이 미세하게 앞서기는 하는데, 달지도 짜지도 않은 밸런스가 참으로 훌륭합니다. 짜장을 갈라 아래의 면을 살펴보니, 가느다란 세면이 모양에서부터 입맛을 돋웁니다. 면발은 약간 힘이 있는데, 세면이다 보니 씹는 맛이 과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적당하게 느껴지구요.
비벼서 먹어보니, 소스의 적당한 간과 점도 + 고소함과 구수함의 중간 정도로 느껴지는 풍미 + 씹는 맛이 좋은 세면이 만나서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루어 냅니다. 이 세면을 간짜장으로 먹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생각이 나면서도, 이런 짜장면이면 어지간한 간짜장이 부럽지 않다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6천원 짜장면으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일품입니다.
일전에 부천 춘의역의 종각짜장을 짜장면 맛집으로 올린 적이 있는데, 복성루의 짜장면도 종각짜장의 그것에 비견할만 합니다.
https://polle.com/maindish1/posts/310
복성루에서 간짜장(8,000)을 먹을 수 있는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짜장이든 간짜장이든 좀 더 오랫동안 맛볼 수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