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별
커피 커뮤니티에서 클린컵에 대한(또는 언더디벨롭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저도 별로 클린한 커피라고 느끼지는 않습니다만, 장기간 디게싱을 하라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 로스팅을 하고 있고(디게싱이 필요한가 아닌가, 필요하다면 얼마나 필요한가는 각각의 로스터리마다 다릅니다.), 매장에서 마시면 클린컵이 더 좋아지는 느낌은 있기에 일단 이 문제는 패스해 보겠습니다.
왜냐면 이보다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인데, 장기간(한 달 내외) 디게싱을 요구하는 커피 중 다수가 그러하듯, 로스터리 노드의 커피 또한 그렇게 오래 기다려서 나온 맛이 별 대단치가 않습니다.
800g짜리 로스터기(이지스터 800)를 쓰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30kg 이상급의 로스터로 볶은 듯한 맛이 나구요. 더군다나 30kg짜리로 재료의 맛을 잘 다듬어낸 맛조차 아닌, 재료가 가진 좋은 맛이 닳아서 마모된 듯한 둔탁한 맛이 납니다.
말하자면 10인분 밥솥으로 밥을 지었는데 100인분 밥솥으로 지은 맛이 나는 거구요. 게다가 100인분 밥솥으로 최대한 맛있게 지은 맛조차 아닌, 맛이 이상하지는 않지만 좋은 맛은 아닌 단체급식밥 정도의 맛이 난다고 생각하면 비슷할 겁니다.
로스터기가 클수록 로스팅이 안정적인 게 아니냐는 자신의 상식(?)을 말하는 분도 봤는데, 로스팅이 안정적으로 된다고 커피가 맛있어지는 게 아닙니다. 스페셜티 라이트로스팅의 밝고 섬세한 맛을 내기 위해서는 너무 크지 않은 적당한 사이즈의 로스터가 필요하고, 해외의 네임드 스페셜티 로스터리들이 (넓은 땅덩이를 가진 미국이나 호주의 네임드 로스터리들조차) 대부분 30kg급의 로스터기에 멈춰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도쿄의 글리치를 예로 들면, 예전(= 코로나 이전)의 화려하고 다채롭고 인텐스가 빵빵 터지는 맛은 5kg급의 로스터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낼 수 있는 맛이고, 30kg급의 로스터기로는 만들어낼 수가 없는 맛입니다.(제가 알기로는 로스터기를 바꾸지는 않은 것 같은데, 로스팅 스타일이 바뀌어서 지금은 예전 맛이 안 납니다만)
이지스터 800으로 로스터리 노드의 것과 같은 맛을 만들 이유는 없구요. 같은 로스터기로 만든 다른 맛을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상도동 보트커피를 가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단율
로스터리노드_필터커피부문 맛집(3) 최근방문_'23년 6월 1. 라라관 밋업날 조금 일찍 도착해 성수쪽 카페를 향해 이동하던 중 원래의 목적지에 도달 전 내 눈을 확끌어당기는 카페가 하나 보여 급히 노선을 변경해 방문하게 됐다. 2. 생각보다 작고 깔끔한 가게였는데, 오후 6시 30분쯤 도착 하니 문을 닫기 직전이라 겨우 테이크아웃으로 협의하고 맛을 볼 수 있었다. 3. 원두는 총 네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참 재미있는게, 인도, 르완다, 페루, 케냐로 참 다양한 취향의 원두들이다. 특히 인도원두는 로부스타종이라 궁금하긴 했지만, 취향이 아닌커피는 참 손이 안간다 ㅋㅋ - 페루 이네스 파타, 게이샤, 워시드 (8,-) - 케냐 띠리쿠 AB, SL-28, 워시드 (6,5-) : 사실 이날 메모를 따로 안한 덕에 기록이 전혀 안남아있어 상세한 뉘앙스 까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먼저 페루 게이샤는 생각보다 약해서 케냐와 함께 마셨더니 케냐에 묻혀 자세한 기억이 없다. : 케냐는 참 잘볶은 기분좋은 전형적인 케냐 였다. 맛이 참 좋았다. (시트러스, 강한산미, 토마토(채소)) 4. 커피를 내리고 제공되기전 재미있게도 핸드믹서로 한번 저어서 나오는데, 향을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라고 한다. 아마 '벙커컴퍼니'에서 믹서에 얼음까지 갈아서 거품을 만들어 나오는것과 비슷한건가? 싶다. 5. 참 재미있는 사실은 라라관 여사장님이 '로스터리노드'잔을 보며 반가워 했는데, 원래 '로스터리노드' 사장님과 부산에서부터 알던 사이라고 한다. 그리고 살짝 알려준 정보는 '로스터리노드'는 곧 이전을 한다고한다. 6. 프로패셔널한 사장님이 꽤나 정성들여 한잔을 제공해준다. 위치를 옮기면 응원차 한번더 방문해야겠다. 그리고 이젠 기록을하든 리뷰를 빨리쓰든 해야겠다 ㅋㅋ * 결론 이전하시고도 대박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