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밍요
맛과 분위기가 넘쳐나는 성수에서 맛과 분위기로 승부 보기는 어려운 법. 다른 게 아니라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주민 분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운영하는 곳. 수제화거리였던 성수동의 특색을 살려 슈즈초콜렛을 만드는 등 주민과 동네의 발전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는 공간이다. 그런 시도 중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할 수있는 과정이 있고, 취득하고나면 수강료를 지불하는 대신 이 카페에서 일정기간 활동을 하게 되는 그런 시스템이다. 달고나라떼와 아포가토를 주문했다. 한창 달고나라떼가 유행을 타면서 이 카페 저 카페 없는 곳이 없었는데 이젠 또 스르륵 없어졌다. 그러던 차에 만난 달고나 라떼라 반가운 마음이 들어 주문. 음료의 양과 달고나의 비율이 적당해서 음료를 다먹을 때까지 달고나가 남아있는 불상사도, 애매한 단맛만 내고 사라져버리는 불상사도 없이 딱 기분좋은 달달구리였다. 아포가토는 큰 아이스크림을 두 스쿱이나 주신다. 다만 바닐라 향이 너무 강해서 아포가토로 먹기엔 좋지 않았다. 원두가 뭐든, 무슨 에스프레소든 중요하지 않을 정도. 아이스크림 높이에 비해 그릇이 얕아 에스프레소 샷을 붓기에도 다소 불편함이 있었다. . . 카페 공간 윗쪽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레고방부터 파티룸, 할머니방 할아버지방과 같은 주민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특정 연령이나 성별에 치우친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아이, 어른, 노인, 심지어는 외부인들에게 까지 진입장벽이 낮은 모두의 공간. 누가 와도 이상하지 않고 누가와도 환영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식을 줄을 모르는 서울숲과 성수동의 인기에 원하던 원치않던 당신들의 공간까지도 내어주고 있는 주민들. 그 분들에게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참 의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 위치가 조금은 바깥쪽이라 사람이 크게 몰려있지 않다. 사실 맛과 분위기는 너무 평범해 방문할 만 한 유인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음식만큼 그에 얽힌 이야기도 가치있는 법이기에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소식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