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scious.K
#청담동 #명동손칼국수
"청담동에서 느끼는 시골 장터의 느낌!"
“요즘 귀한 100% 수제 손칼국수”
지금은 한창 재개발 공사중인 청담동의 삼익아파트의 주위는 아직도 예전 2세대 강남 개발 사업 아파트의 주변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허름한 건물에 허름한 가게들이 아직도 성업중이고 의외로 나름의 상권이 형성이 되어 있다.
예전부터 이 동네를 다니면서 눈여겨본 가게가 하나 있는데 이름이 <명동손칼국수>다.
예상으로는 예전에 명동칼국수 프렌차이즈를 하시다 독립하셨을 수도 있고...
명동칼국수와는 국수 스타일이 다른 것을 보면 당시 유명한 칼국수의 이름을 비슷하게 지어 쓰셨을 수도 있겠고...
사장님께서 예전에 명동에서 일을 하셨을 수도 있겠고...
가게 이름 하나 가지고 별별 추측을 해볼 수 있다.
암튼 이집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이집 앞을 지나갈 때 진한 사골국물 끓이는 냄새가 진동할 때가 있는데, 이 때는 정말 들어가 먹고 싶은 유혹의 손길이 아른거린다. 그래서 맘먹고 점심식사로 방문했는데, 만석이라 10분 정도 기다렸다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저녁에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지만 점심에는 주위 회사와 공사장 등등 아주 인기가 많은 집임을 알 수가 있다.
메뉴는 사골칼국수, 해물칼국수 두 종류.
사골로 부탁드리고 기다리니 큰 그릇 한 가득 푸짐하게 국수를 주셨다. 사골국물로 만든 칼국수 답게 뽀얀색의 국물이고 그 위에 청양고추 다대기가 수줍게 조금 올라가 있다.
국물은 고급스러움과 불량스러움의 경계에서 너무 맛있다. 사골국물에 전분기가 들어가 걸죽해지면서 오뚜기수프의 맛을 낸다. 그렇다고 진짜 불량스런 맛이 아니고 사골의 고급짐이 인스턴트 같은 느낌을 부드럽게 감싸서 어루만지는 멋진 맛이다.
이집은 국물도 맛있지만 면빨이 정말 재밌다.
진짜 옛날식으로 반죽 직접 하셔서 미시고 칼로 숭덩숭덩 썰어내시는 방식인데, 시골 시장의 터프함 처럼 면의 굵기가 하나도 같은 것이 없이 울퉁불퉁하다. 어떤건 짧기도하고 길기도 하고, 얇기도 하고 두껍기도 하다. 쫄깃한 수제비를 길게 펴서 먹는 느낌의 활기찬 면빨이 사골국물과 조화롭다. 즐겁다.
주방을 살펴보니 면을 썰어내실 때 나무도마를 사용하시는 것 같은데 얼마나 오래 쓰셨으면 도마의 한쪽 면이 닳아 움푹 파였을 정도다. 이런 투박함이 주는 푸근한 정서를 대한민국 유행의 첨단이라는 청담동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어찌나 재밌고 신나는지 직접 여기서 먹어보지 않으면 상상도 안간다 ㅋ
이집 김치가 참 재밌다.
잘 익은 김치같이 생겼는데 완전 겉절이다. 짜게 절인 후에 고추가루와 젓국으로 짜게 무쳤다. 색감은 배추김치인데 맛은 짠맛의 겉절이. 그런데 이 짠 채소가 사골국물과 궁합이 이리도 좋다 ㅎ 즐거운 식사다.
가끔 너무 깔끔한게 싫을 때에 가면 좋겠다. 형식도 외모도 다 필요없고 맛의 본질과 푸근함과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
다시말해 도시를 떠나고 싶을 때....
이 한그릇이 마음의 치유가 되지 않을까?
PS: 조금 얹어 주신 다대기가 요물이다. 강하지도 않지만 나름의 임팩트를 보낸다. 심심할 수 있는 사골맛에 지루함이 없게 아주 살짝의 액센트! 대신 처음부터 섞지 말고 천천히 섞어먹는게 Better!
PS2: 방문 시 미리 알아두실 점 - 어머니 혼자 일하시고 주문 후 두꺼운 손칼국수를 끓여내시니 조리시간이 좀 길다. 인내심 필요. - 불친절 의견이 있는 것 같은데 성격이 부끄러우신 듯 보인다. 계산하고 나갈 때 꼭 크게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를 건네시는 것 보면 성품이 말을 많이 하지 않으시는 듯!
#러셔스의베스트칼국수
#동네식당응원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