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scious.K
#잠원동 #오복꼬리곰탕 "정직하게 끓여낸 40년 역사의 뽀얀 곰탕" 1.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신사역 뒷골목은 먹거리의 천국이다. 회사들이 밀집되어 있어 유동인구도 많지만 1990년대부터 형성되어온 24시간 휘향찬란한 유흥과 맛집거리는 빛이 바랬지만 그 명맥은 유지되고 있다. 그 흔적들이 <프로강장게장> <강남따로국밥> 같은 곳들인데, 이에 못지않은 40년 업력을 가진 꼬리곰탕집이 바로 이곳 오복꼬리곰탕이다. 2. 꼬리곰탕을 주문해 먹어봤는데, 이집 곰탕의 특징은 <뽀얀 국물>이다. 나는 뽀얀 국물 보다는 맑은 국물을 선호하는 타입이라 설렁탕도 뽀얀 국물집은 발길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의 뽀얀 국물은 특이한 매력이 있다. 이집 국물이 뽀얀 것은 뼈가 있는 부분과 함께 굉장히 오래 동안 끓였다는 증거다. 함께 나오는 뼈의 단면을 보면 구멍이 송송 나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최소 12시간 이상은 끓여야만 볼 수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다른 첨가제에 의한 국물색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국물맛도 뼈국물맛이 제대로 난다. 부속물의 기름기와 뼈국물 특유의 맛이 합쳐진 슬쩍 끈적하면서 담백한맛이 잘 살아있다. 그래서 이집 국물은 아주 푹푹 끓인 사골국물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안성맞춤이다. 3. 꼬리고기는 조금 실망스러운데, 자잘한 꼬리가 5개 정도 들어있지만, 꼬리곰탕에 합당한 부들부들한 꼬리가 아니라 조금 질기고 뻣뻣해 꼬리살 발라먹는 재미는 그리 많지는 않다. 4. 반찬이 훌륭하다. 먹음직스러운 김치와 깍뚜기를 푸짐하게 내어주시는데, 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은 김치고 단맛이 배제되어 종가집 집김치 느낌의 김치다. 정갈하게 썰려 나오는 배추김치만 봐도 이집이 김치에 쏟는 정성이 딱 보이다. 물론 깍뚜기도 아주 맛있다. 특이하게 풋고추와 생마늘편을 주시는데 풋고추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엄청나게 먹어버렸다. 당연히 꼬리곰탕에 모자른 비타민C 보충으로는 이만한 반찬이 없다. (사장님 땡큐) 부추무침을 주는데, 소꼬리곰탕집에서 정구지를 주는 곳을 처음으로 경험해 본다. 돼지국밥은 감칠맛과 기름기가 많아 정구지가 꽤 잘 어울리는데, 소꼬리곰탕은 특유의 뼈담백한맛이라 나에게는 인상적인 컨디먼츠로는 느껴지진 않았다. 오히려 파가 더 어울리는 맛. 5. 40년 내공의 정성들인 국물은 마치 보양식 같은 느낌이 강한 곳이다. 대신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확실할 수 밖에 없는 곳이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