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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육향이 넘쳐흐르도록 꼬들꼬들 천엽, 양 가득 실한 내장탕집. 동생이 취업했다기에 방문차 처음 가본 음성이다. 그 근처에 살고 있는 친한 형이 있어 맛집 큐레이팅을 맡겼는데, 첫끼는 무조건 여기라고 하면서 데려간 곳. 가기 전에 생극해장국이 2개가 있고, 원래 하나였다가 갈라서면서 서로가 원조임을 자처한다는 흔한 썰을 풀어주며 두 곳이 다 맛있는데 스타일이 조금 다르니 고르라 했다. 이번에 방문한 "원조본점"은 내장이 쏟아질듯이 많고, 꼬릿한 향은 좀 적은 반면 내장이 꼬득꼬득한 질감이라고 했다. 나는 내장 특유의 향이나 누린내를 즐길 줄 아는 아재력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여기도 그런 향이 약하지는 않았다. 다른 곳은 향이 더 진하고, 내장이 녹아 사라질만큼 부드럽게 더 푹 삶았다고 해서 만약 다음 방문이 있다면 거기로도 가보려고 함. 여튼 해장국, 곰탕, 내장탕, 내장 수육/무침 등을 팔고 있었고 꼭 내장탕을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내장탕을 주문. 특 옵션은 각 메뉴마다 +3천원이었는데 특으로 주문하지 않아도 내용물이 실하다. 빨간 국물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얀 내장탕이라니 생소한 것이 나왔다. 뽀얀 사골국물에 천엽과 양이 소복하다. 청진옥의 선지가 없는 흰 사골국 버전이라고 하면 (가본 분 한정) 상상하기 쉬울 것 같다. 비치되어 있는 지고추, 다데기, 고추기름, 후추를 치는 것이 맛있게 먹는 법으로 벽에 걸려있어 그대로 해봤다. 향이 매콤해지며 기름진 감이 조금 뒤로 숨는 듯하다. 중간쯤 밥을 말고 전분때문에 걸쭉해지는 국물로 변주를 준다. 겉절이에 가까운 김치와 함께 먹으니 혀가 조금 리프레시되어 그릇 바닥이 보이도록 비웠다. 역시 국밥부장관이 되려면 맛볼 국밥집은 너무 많은 것 같다. 집 근처 이런 실한 국밥집이 있다면 축복인듯. 잘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