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반창고
서울의 끝, 5호선의 끝 마천시장. 재래식 시장의 풍경이 약간이나마 남아있는 시장이다. 어디를 갈까 찾는 것도 잔 재미. 이른 저녁시간 그래도 사람이 적어보이는 포차를 찾았다. 처음에는 우리팀만, 나중에는 어르신 손님이 가득해졌다. 강동구의 몇 시장들은 서울 같지 않다는 친구의 말. 동의한다. 높지 않은 건물, 재래식 시장, 부담없는 가격이 그걸 말해준다. ■무짠지와 취나물 기본찬은 집반찬일법한 무짠지와 취나물. 짭짤한 맛은 막걸리 안주로 좋고 취나물은 향이 좋다. 직접 농사지은걸 반찬으로 쓰신단다. ■두부김치 이모님이 볶음김치냐 생김치냐 선택권을 주신다. 고민하다 볶음김치에 생김치를 조금만 구걸(?)해본다. 두부는 주문과 함께 사러가신다. 고와서 알갱이 없이 부드러운 두부다보니 두유같다. 하나 사고 싶을 정도. 볶은김치는 열무를 섞어 식감이 더해진다. 생김치는 먹을수록 매콤, 볶은김치는 처음부터 매콤. 두부김치용 달래장은 참기름을 넣어 고소한 맛을 더한다. ■부추전 보기에도 부추로 빽빽하니 엄마표 부추전 같다. 겉 부추는 바삭하고 속 부추는 촉촉. 봄의 특권인 달래가 들어간 달래장을 찍는다. ■밴댕이 맛깔나는 무짠지 리필을 몇 하니 서비스 격으로 밴댕이. 반건조된걸 이용, 특유의 비릿함이 있고 양념맛이 좋다. ■감자전 주문하자 그 때서야 갈기 시작. 큰 크기가 아닌 작은 크기로 여러덩어리. 부드러운 식감이고 간 혹 감자 덩어리가 씹히기도. 감자 그대로의 맛. 사연있는 고양이가 한 마리 포차 구석에 있었다. 어릴 때 어미에게 버림받은 고양이로 어쩌다 보니 같이하게 되었다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이모바라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