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링 - 산지

고기도구워야되고 게장도먹어야되고밥도먹어야되고 반찬도 먹어야되고 바쁘다 바빠

근처라서 간장게장 포장으로 바로 먹었습니다. 포장할 때 언제 먹을 건지 말씀드리면 맞춰서 딱 좋은 게장을 주시는 것 같구요. 맛간장을 직접 만들어서 그런건지, 게장이 짜지 않고 굉장히 신선하고 비리지 않네요. 원물도 좋은 느낌이구요. 어머니가 좋아하셔서 재구매 의사 있습니다.

버티고개 산지 올 해가 시작한 지 한 달이 겨우 지났지만 올 해 최고의 한식 식당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곳 입니다. 메뉴는 4인 16만원짜리 게장 정식 하나. 캐치테이블로 예약이 가능한데 테이블이 딱 두 개 밖에 없어 예약이 빡센 편 입니다. 게장 정식이지만 게장 외에 다른 음식들도 훌륭한데 충남 서산에서 가족이 직접 농사 짓는 농산물로 한 상 가득 반찬을 차려주십니다. 직접 짠 들기름에 콩자반을 곁들인 두부부터 올방개묵, 세 종류의 김치, 들기름에 볶은 무짠지, 석류초 넣어 만든 생강피클, 김장아찌에 산초 넣어 볶은 멸치, 고사리와 유채, 시래기나물에 땅콩 갈아 넣은 연근. 그리고 생물 오도리새우를 그대로 무쳐낸 새우장에 세 가지 치즈를 넣어 부쳐낸 늙은호박전 까지. 이 반찬만으로도 게임 셋. 이 곳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른바 고기지프리 라고 불리는 셀프로 고기를 가져와 구워 먹는 시스템으로 직접 가져와도 되고 업장 바로 옆 정육점에서 구매해도 되고 가게에서 저렴하게 판매해 바로 주문해 먹어도 됩니다. 고기 먹는 중간에도 유정란 계란후라이와 푹 끓인 우거지소고기국도 내주시는... 고기를 다 먹으면 바로 게장을 세팅해주시는데 여긴 원래 게장 택배 전문점인데다 가족 분이 강남서 게장 집을 한다고 들어서 게장 퀄리티가 엄청납니다. 양념게장은 꾸덕하지만 텁텁하지 않고 간이 절묘하며 간장게장은 간장이 짜지 않고 암게의 선도가 환상적입니다. 여기에 히든 메뉴로 메밀면을 추가해서 남은 양념에 싹 긁어 먹을 수 있는데 의외로 매우 잘 어울리므로 한 번 시도해보시길. 디저트는 고구마 티라미슈가 나오는데요. 별 기대 안했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먹고 1인 4만원이면 가성비도 최고네요. 계절이 바뀌어서 다른 반찬이 나오는 시기에 다시 한 번 방문해보고 싶어집니다. 한식 매니아 분들은 꼭 가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