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반창고
지도 앱에 나와있는 가게이름은 ‘제주흑돼지 손 큰 쭈꾸미’,
결제를 받은 문자에서는 ‘제주흑돼지’,
간판은 ‘제주 흑돼지 쭈꾸미 메밀 막국수’,
가게 문에는 ‘쭈꾸미’.
도대체 이 가게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 들어갈 때엔 쭈꾸미 칼국수를 생각해두고 갔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이 쭈꾸미 비빔밥을 먹는 분위기라서 자연스레 메뉴가 쭈꾸미 삼겹 비빔밥으로 정하게 되었다.
두 명 이상일 때엔 나물류를 담은 그릇을 따로 주지만 혼자와서 먹게 되면 다 들어간 비빔밥 그릇을 주신다.
나물류와 국은 셀프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었는데 굳이 더 먹지 않았던건 양념과 나물, 밥 등의 재료 사이에 맛의 밸런스가 잘 맞아서.
우거지된장국은 된장이 주는 구수하고 진한 맛, 간은 적당.
백김치는 아삭거리는 식감 만큼이나 시원한 맛.
새콤하고 짭짤한 소금기 있는 맛이 올라온다.
비빔밥의 양념 맛을 입에서 싹 정리해주니 좋다.
반찬으로 달랑 하나지만 일당백.
■쭈꾸미 삼겹 비빔밥
고사리, 상추, 무생채, 콩나물의 야채를 아래에 깔고 위로는 메인인 양념 가득 쭈꾸미와 삼겹살을 올렸다.
양념색은 제육볶음의 그 양념색하고 비슷하며 맛은 매콤을 가기 직전의 매운 단계라 맵지 않고 가벼운 단맛.
그래서인지 자극이 없으며 부드럽게 양념맛을 잘냈다.
쭈꾸미는 통통한 다리살이 쫄깃, 삼겹살은 대패삼겹살이 얇고 쭈꾸미와는 다른 쫄깃함이 있다. 양념은 두 재료에 잘 어울리며 가벼운 불맛도 볼 수 있었다.
모든 재료를 비벼서 먹을 때엔 다른 야채보다는 무생채가 주는 역할이 크다. 무생채만 먹을 때엔 맛이들어 새콤한 맛 위주이며 비벼서 같이 먹을 때엔 이 새콤함에 입맛이 좋아진다.
오랜만에 양념좋은 쭈꾸미 볶음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