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승이
동서식당 ⭐️⭐️⭐️⭐️⭐️
여태까지 방문했던 청주 음식점들 모두 제치고 무족권 여기가 1등이다. 앞으로 청주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지만 10년 있는다고 해도 여기는 무조건 탑3 안에 남아 있을 걸 자신한다. 단연코 내 인생 국밥집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청주의 오창‘읍’은 말 그대로 깡시골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갑자기 공장과 신도시가 함께 생겨서, 이제는 핫플이 즐비한 곳인데, 동서식당은 아직 흔적이 남아 있는 ‘시골 오창’의 읍내에 있다. 내가 사는 곳에서도 버스로 40분 가량 달려간다. 정신없이 졸다가 일어나니 시야에 황금들녘이 가득해서 조금 당황했다.
영업시간이 진짜 깡패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재료가 소진되면 문을 닫아버려서, 리뷰를 보면 오후 1시에 도착했는데 못 먹었단 사람도 있다. 오전 10시 55분에 입장했는데, 11시 5분이 되자 만석이 됐다. 나 같이 소문 듣고 찾아온 외지인 절반, 현지인 할아버지들 절반 정도. 믿음 가는 손님구성(?!)이었다.
제법 잘 먹는 지인과 동행하였기 때문에 각각 소머리국밥(10,000원)에, 돼지머릿고기수육(19,000원)을 주문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시골에서 웨이팅까지 해가며 국밥을 먹는단 말이야…? 싶었는데, 머릿고기 수육 한입 먹고 우와 탄성 지르고, 소머리국밥 한입 막고 입을 틀어막았다.
이렇게까지 수육이 보들거리면서 쫄깃할 수 있단말이야 싶었는데, 이 수육이 마지막 순간에 식고 나서 먹어도 잡내가 전혀 없었다. 피순대의 선지맛을 부담스러워해서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데, 여기 순대는 막장에 찍어 꿀꺽꿀꺽 먹을 수 있었다.
소머리국밥은… 아 진짜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태어나서 이런 맛의 소머리국밥을 먹어보는 건 처음인데, 너무 맛있고 깔끔하고 깊고 고기 큼직하고 쫄깃하고… 아 정말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다. 김치랑 깍두기도 신 것과 익은 것의 그 중간 어느 단계… 아무튼 진짜 존나 다 맛있다구요 네?????
흔히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오래된 가게들은 불문율로 ’위생은 포기한다‘를 감안하고 방문하는데, 동서식당은 내가 가 본 노포 중 가장 깔끔했다. 반찬 내음새는 물론이고, 양념들을 아끼지 않고 다양하게 주는 것이 모자람이 없었다.
이 가게의 웨이팅에는 사람이 많이 찾는 것이 당연히 첫번째 이유이겠지만 K-패스트푸드인 국밥‘치고는’ 조금 늦게 나오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첫 주문이었는데 15분 정도 기다림) 가족이 청주 오면 무조건 데리고 방문할 것이다.
방문일 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