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온순
[어머니와 번개 데이트 1탄]
상호의 ‘국밥’을 시켜야 했을까요? 육전국밥.
어머니의 갑작스런 점심 호출을 받았습니다. “차타고 오가며 궁금했던 음식점들이 있는데, 함 가보자!”라시네요. 어... 음식으로 모험하는 거 아닌데...
궁금하셨던 음식점은 ‘육전국밥 종각역 지점’과 ‘지미존스 샌드위치’였습니다. 두 군데 다 가보지 않았던 식당인지라 불안감이 커집니다. 육전국밥 종각점은 뽈레에도 등록이 안되어있네요.
어머니께서 앞장서 매장 안으로 들어가십니다. 점심시간이라서인지 인근 직장인분들로 좌석이 대부분 차있습니다. 응? 맛집인가?
자리로 이동하며 다른 테이블의 음식들을 유심히 보셨는지, 어머니께서 막국수를 드시겠답니다. 그래서 막국수 육전 정식과 막국수 완자 정식(각 1만7000원)을 시켰습니다.
먼저 막국수가 나왔는데 양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거의 막국수 전문점의 곱빼기 만큼 나오는군요. 어머니도 양이 많다고 느끼셨는지, 제 그릇에 1/3을 덜어주십니다. 음... 거의 막국수만 2인분 양이 되었...
양은 많은데, 맛이... 그냥 그렇습니다. 동네 분식집의 열무냉면 느낌? 정식에 포함된 육전과 완자는 밀가루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인지 고기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미리 만들어 두고 내어주시는 듯 미적지근하고 느끼해요. 전반적으로 양도 많아, 식사하는 10여분이 아주 괴로운 순간이 되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평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밥을 시킬 걸 그랬어요.
어머니와의 번개 데이트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음식점을 고른 것이 어머니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주 신경질이 날 뻔 했습니다. ‘음식가지고 모험하는 거 아니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엄니, 다음엔 제가 가자는 데로 가시죠...